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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도서

헌터x헌터/ 블리치 신간 아마존 서평

 

 

 

[긴조와 츠키시마의 과거를 빈틈없이 그렸으면 좋았을텐데]
평점 1/5 (리뷰 추천 30/32)

아이젠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긴조와 츠키시마의 과거를 제대로 그리지 않아 그들이 소울소사이어티(SS)에 적대하는 동기를 알 수가 없다.

SS는 세계의 영혼 밸런스를 조절하는 중요한 조직이기 때문에 사신 이외에도 조직에 유익한 인물이라면 이용하고 반대로 조직에 적대하는 위험인물이라면 제거하는 일도 있을 것이다. 이치고나 긴조는 현세에 거주하는 대행자에 지나지 않으니까 무엇인가 있었을 때를 대비해 위치가 추적되는 게 당연하다고 하면 당연하다. 그렇게 충격받을 일은 아닌 것 같은데(웃음).

결국 긴조는 감시를 받고 영력의 제어를 당했기 때문에 이성을 잃었는지(어째서 대행증이 그러한 용도라고 알았는지도 불명) 그렇지 않으면 어떠한 이유에서 자신이 말살될 것 같아 복수하려고 하는지, 이 인과관계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그들의 싸움에 어떤 정당성이 있는지 모르겠다. 긴조는 좋은 사람 -> 나쁜 사람 -> 좋은 사람의 2회 반전이 있었는데 그의 과거를 몰라 "사실은 좋은 사람이었습니다~"라고 끝내도 감정이입이 어렵다.

등장인물의 과거 회상으로 질질 끌어도 곤란하지만 너무 알려주지 않아도 안 된다는 전형적인 예다. 모처럼 사회인의 고독이나 사람과의 연결을 주제삼아 이치고와의 대비로 서글프고도 깊이 있는 시나리오로 완성할 수 있었는데...아쉽다.

[또냐...]
평점 1/5 (리뷰 추천 87/97)


결론부터 말하면 전장에서와 같이 이번에도 이야기의 정리를 내팽겨쳤다. 자키 이외에는 어떻게 생각해도 너희들이 나쁜놈? 같은 불행의 자랑은 있어도, 중요한 츠키시마와 긴조의 과거 회상이 없었다. 긴조는 SS에 감시되어 어떠한 배반(아마 츠키시마 관련?)을 한 건 알겠는데, 그 내용에 대해선 전혀 접할 수가 없다. 주모자 2인의 충실한 과거 회상은 필수적이다. (독자들의)상상의 여지를 남기기 위한 일이라고 변명한다고 해도 너무 지나치다.

또 마지막에 긴조는 이치고에게 마음을 구원받은 것 같은 흐름이 되어 검을 섞으며 서로 이해한다는 묘사가 있는데 과거를 전혀 밝히지 않아 이전의 마음을 견주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싸우는 것인지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 사신대행 소실편의 완결인데 결국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는 수수께끼로 남았다. 힘을 되찾는 일도 우라하라가 한방에 해결할 수 있었으니까 힘을 쓸데없이 낭비한 거 아닌가? 라고 느낄 정도다.

최종장 전에 잠시 쉬어가고 싶었다면 마지막은 월아의 반동으로 수주일 간 힘을 사용할 수 없게 하고 단행본 1권 정도 분량으로 초기와 같은 현세편의 이야기를 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작가가 새로운 능력 싸움에 도전하고 싶었나? 라고 생각했지만...결국 하지 않았다.

솔직히, 말이 좀 거칠지만 신인 작가가 단기연재의 중단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정리하지 못하고 끝나는 듯한 수법을 이렇게 연속으로 행하는 건 10년 경험이 있는 작가가 취할 행동이라곤 도저히 생각되지 않는다. 블리치 팬들은 최종장에서 모두 해결될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SS편 이래 무려 40권 분량에 걸쳐 주모자인 아이젠이나 긴조의 행동 이유조차 애매하게 하고 모닥불 수준의 에피소드만 계속 그려온 이 작가가 정말로 최종장으로 정리를 할 지에 대해 매우 불안하다.

 

 

 

[왕이 왕이 아니게 되는 일.]
평점 5/5 (리뷰 추천 176/211)

지금까지 나온 모든 적을 부정할 기세로 압도적 힘을 자랑한 왕, 메르엠. 이런 놈 어떻게 이겨.. 라고 독자 모두가 생각했을 것이다. 반면 어떻게 쓰러뜨릴까?라고 상상을 부풀릴 때도 있었을 것. 나도 그랬다. 그 결과가 여기에 있다. 왜 왕은 왕이었는가, 왕이란 무엇인가. 왕 그 자신이 계속 자문했던 대답이 모두 그 자신에게 되돌아왔다.

무엇보다 충격적이었던 건 팜과 왕의 대화씬. '다만 부탁할 뿐'의 왕과 이를 거절하는 이 구도, 어디선가 보지 않았나. 그렇다. 26권의 곤과 피트 씬이다. 그때 피트는 무릎을 꿇고 코무기를 지키려 했다. 이에 곤은 갈곳없는 마음에 억지를 부리며 부딪혔었다. 그것이 실수라는 걸 알면서도..

팜은 사람과 개미의 경계선에 있다. 이는 인간 동료에게의 마음과 개미인 왕에게의 마음(충성심), 양쪽 모두를 가져버렸다는 것. 만약 인간인 채였다면 키르아와의 약속을 우선해 잔혹한 결단을 내렸을 것이다. 인간이 잔혹하다는 건 팜 그 자신이 작중에서도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몸의 절반이 개미인 그녀는 왕에게의 충성심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왕이 고개를 숙이는 무게, 그 경계선을 이해했다. 그러므로 팜은 왕의 마음을 받아들인다.

개미가 개미가 아니게 되며 사람은 사람의 길을 빗나간다. 피트는 모성애를 손에 넣고, 프후는 헌신을 손에 넣고, 유피는 인간미 있는 모순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왕은 모은 것을 포용하는 애정, 그 자신도 말한 신의 영역에 범접했다. 그러나 '아주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네테로는 대화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곤은 피트를 쓰러트리고, 코무기와 만났기 때문에 왕은 왕이 아니게 되었다. 그리고 메르엠은 사람인 코무기의 무릎에 기댄다. 그는 누구라도 찾고 있는 '돌아갈 장소'를 찾아낸 행운아일 것이다. 바꿔 말하면 메르엠은 죽기 위해서 태어났다. 죽는 순간을 위해 태어났다. 그는 그렇게 깨달았다. 그렇지만 그 순간이란,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애정을 찾아낸 순간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장미이며 나비였을지도 모른다.

길게 여러가지 썼는데 그만큼 이 권을 통해서 느낀 생각이 크다는 일이다.
싸구려 같은 감상이지만 몇번 읽어도 눈물이 맺힌다.


[뛰어나다.]
평점 5/5 (리뷰 추천 263/322)


점프 황금기에 지위를 확립한 배틀물 만화는 전력 인플레, 스토리의 원패턴화(단순? 이성을 잃으면 어쨌든 승리), 적의 의도가 의미불명(단순악? 적의 인격이 없다) 등 스토리가 연속되지 않는 여러 요인을 안고 있었다. 처음은 재미있었지만 점차 신선함이 사라져 낮은 평가로 종료되는 만화를 많이 보아 왔다.

그러나 이 작품은 전술한 배틀물이 안아 온 문제를 높게 해결했을 뿐만 아니라 그 답을 내주고 있다. 스토리나 복선 회수의 상당수는 독자의 예상 이상이고 그 한편으로 철저하게 합리적이다. 적을 포함한 각 캐러의 개성, 지성, 기교도 뛰어나다. 배틀물에 있기 십상인 파워 승부는 파워나 능력을 사용하는 등장인물에게의 일체감보다는 독자를 관객의 시선에서 보는 제3자로 전락시키는데, 이 작품에서의 각각의 캐릭터는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한정된 능력과 정보와 시간 안에서 필사적으로 대책을 세우고 각오를 가져 행동한다. 그 과정이 또한 제대로 문장으로 묘사돼 있으며 그래서 (독자가)생각했던 대로의 결과가 되지 않아 그냥 캐러를 관전하는 입장이 아닌, 그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되는지를 생각하는 한 개인으로서의 감정이입이 된다.

하나의 가치관이나 파워를 맹신해 훈련이나 감정적 폭발만으로 무엇인가를 해결하지 않고, 무엇을 이루어야 할 것인가를 계속 생각하여 최적인 판단과 행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은, 올바름의 기준이 계속 바뀌는 현대의 배경에도 준거한 작품이지 않을까. 추리소설과 같이 독자의 예상을 엇나가게 하지만 이 작품이 추리소설과 다른 점은 스토리 중에서 자신이 감정이입을 계속 해온 캐러의 죽음이나 상실이 포함되는 것이다. 보통 소년 만화의 독자는 마음에 든 캐러의 죽음을 싫어하기 때문에 작가도 또한 죽어도 되살아나는 설정을 만들거나 많은 적을 동료로 끌어들여 스토리를 종결하거나 하는 형태로 이에 응해왔다. 하지만 이는 독자를 안심시켜 방관자로 만드는 동시에 작품 전체를 완만하고 평이하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이 작품의 상실의 표현에는 눈물이 나왔다.

마지막으로 그림이 훌륭하다. 지금의 만화는 CG를 사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전체적인 그림의 치밀도나 사실감을 향상시켜왔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화질 끌어 올리기에 지나지 않았으며 또한 표현의 자유도를 좁히는 요인이기도 했다. 이 작품은 전체적인 그림의 치밀함이라는 의미에서는 전술한 것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스토리의 중요 부분에서는 각각의 캐러가 능력의 한계를 가지고 목적 달성을 시도하여 결과적으로 각오, 공포, 분노, 악의, 실의, 애정이라는 여러 감정이 칼로 잘린듯 예리한 선화에 의해 표현되고 있다.

뛰어나다. 그리고 권을 넘길 때마다 재밌어지고 있다. 다소 과장해 들릴 지도 모르지만, 만약 이 책을 다 읽은 팬의 감정을 읽어낼 수 있다면 이 글도 납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만화를 점프에서 연재하지 마]
평점 5/5 (리뷰 추천 59/72)

다른 소년만화와 같이 힘으로만 해결~ 같은 결말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전개를 기대하는 독자에겐 납득가지 않는 점이 많은 만화다.

개인적으로 키메라앤트편의 메르엠(왕)이라는 캐러는 생물의 욕구를, 인간의 욕구를 구현한 존재라고 느낀다. 태어나자마자 음식을 바라고 힘을 바라고 지식을 바랐다. 코무기라는 열쇠적 존재에 의해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게 되자 외부로부터 인식되는 것, 즉 이름을 요구해 진정한 의미로의 평등한 세계를 요구하고, 그리고 최후에 요구했던 것을 이번 권의 내용으로 깨닫는다.

28권의 리뷰에서도 조금 썼지만 설마 보드게임인 군의(작가가 작중에서 창안한 게임)를 이렇게 이야기의 복선으로서 복잡하게 뒤엉키게 하는 역할로 만든, 이 이야기 전개의 묘는 대단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이번 키메라앤트편의 키워드는 고호리고. 왕을 고립시켜 단번에 상대의 세력을 무너뜨리는 군의의 전술의 하나다.
왕이 풀어버린 진짜 마지막의 한수. 꼭 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