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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구로다, "한국인은 데모를 좋아해?"


요즈음 택시를 타 일본인이라고 눈치채이면 "최근의 촛불 시위를 어떻게 생각합니까?"라고 질문 받는다.
서울 도심을 연일, 연야, 시끄럽게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의 대규모 반정부 데모.

"아무래도 모르겠다. 광우병은 현실적인 공포는 아닌데 한국인만이 떠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정부가 국민에게 억지로, 먹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원산지 표기를 제대로 하고 싫으면 사지 않고,
먹지 않으면 좋은 것이 아닐까?" 라 답하면,

"아니, 일본에는 생후 20개월 이하의 쇠고기 밖에 수출하지 않도록 되어 있는데, 우리 나라에는
문제의 30개월 이상의 물건도 수출할 수 있듯이 해 버렸다. 우리 정부는 왜 미국에 일본 같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는 것인지에요"라고 한다.

"경제 교섭이니까 다른 이익을 감안해 쇠고기는 한국이 양보한 것이겠지. 음식의 안전은 중요하지만,
매일 저녁, 도심에서 몇만명이 데모를 하여 정권 타도를 외치는 것은 문제일까나"라고 하면

"어쨌든 재교섭해 일본 수준으로 해 주지 않으면 곤란하다. 미국산을 먹지 않으면 된다는 변명을
하고 있지만, 우리 나라의 업자는 수입산을 국산이라고 속이는 것과 같이 자주 소비자를
속여 왔으니까요. 이런 면은 일본에 비해 아직 멀었습니다만…"이라고 한다.

이쪽은 "일본도 최근 음식의 문제로 소비자를 속이는 사건이 연달아 …"라는 말을 목에서 삼키고,
끝맺음으로 "어쨌던 간에 도심의 교통을 마비 시키는 그 데모는 좋지 않다. 한국의 국제적 신용도에도
관계되기 때문에 빨리 조용히 하는게 좋다"가 된다.

서울 도심에는 롯데나 플라자 등 유명 호텔이 많기 때문에 데모 현장에서 우왕좌왕 하는
일본인 단체 관광객을 잘 볼 수 있다.

그 데모는 일본인 관광객에게는 특이한 모습이다. 가족 동반 등 축제 기분은 물론이고, 데모하는 시민이
경비를 맡는 경찰에 아무렇지도 않게 달라 붙거나, 물건을 던지거나 경비차를 당겨 넘어뜨리려고 하는
대담 무쌍함과 이를 대하는 경비측의 저자세는 이야기의 재료가 될 것이다.

그렇다 치더라도 한국인은 데모를 좋아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은“데모 대국”이다.

이것은 옛부터 그렇지만, 최근은 '1인 시위'라는 것도 유행이다. 반대나 요구 등 어필 사항을 쓴 큰 간판을
목에 걸어 관공서 앞이나 교차로 등 가두에 침묵으로 서있는 것. 신문사나 방송국 앞에도 잘 보인다.

사람들은 왜 데모를 하는 것인가. 한마디로 하면 당사자끼리의 조용한 대화에서는 끝장나지 않기 때문에,
밖에 나와 자신의 주장을 타인에게 호소해 외부의 힘을 빌려 문제를 유리하게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당사자끼리의 불신감의 힘, 혹은 적당한 선으로 타협해 자제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는
욕심장이 심리, 이른바 “자기 중심”적 발상…등을 생각할 수 있다.

“데모 대국”의 한국인에게는 그것이 강하다고 하는 것이 되지만, 그들 자신이 잘 사용하는 말에
'흑백 논리'라는 것이 있다. "하얀색이나 검은색인가로 중간 (타협)을 싫어하는 심리"라고 하며,
이 경우 데모를 하고 져도 '잘 했다!'는 만족감이 있을지도 모른다.

역사적으로 봐도 일본 통치 시대의 1919년에 일어난 '3·1독립 운동'도 대규모 항일 데모였고,
현대 정치사의 '4·3제주도 사건' '4·19학생 혁명' '6·3한일 국교 정상화 반대'
'5·18광주 사건''6·10개헌 투쟁'을 시작으로 각종의 정치적 사건은 대부분이 반정부 데모이다.

이러한 역사를 매년, 정부는 기념식전에서, 매스컴은 특집으로 많이 기리고 있으며 교과서에서도
열심히 가르치고 있다. 즉 정치적 불만이 어떤 때에는 데모를 하라고 거국적으로 교육해 왔다.
그러니까 데모는 한국 정치의 전통이며 기본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이번도 이상하지 않다. 촛불 데모는 최근의 유행 스타일이다.
'변하지 않는 한국 정치'로서 놀랄만한 일은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