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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그루지야 사태, 2차세계대전 전야의 재현"

이번 그루지야와 러시아의 무력 충돌에 대해, 구소련 붕괴 후에 독립한 위성국의 지도자들은 제2차세계대전 전야와 지나치게 닮은 상황이라고 파악, 서방 각국에 위기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경종을 울리고 있다.

옛 소비에트 사회주의 연방공화국(USSR)을 구성했던 그루지야의 동맹국들은 러시아에 대한 언론전에서 자주 사용하는 논지를 이번도 꺼내었다. '과거'에 기인하는 경계다.


13일, 에스토니아의 토마스 헨드릭 이르베스(Toomas Hendrik Ilves) 대통령은 러시아와 충돌하는 그루지야를 서구가 버려서는 안되며, 1930년대의 반복이 될 우려가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폴란드를 방문중이던 이르베스 대통령은 "1938년, 뮌헨(Munich)으로부터 돌아온 영국의 체임벌린 (Neville Chamberlain) 수상은 할양 된지 얼마 안된 체코슬로바키아에 대해 '우리가 아무것도 모르는 먼 작은 나라다'라고 말했다. 그 결과는 모두가 아는 대로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존중하는 나라들은 그것이 위협해졌을 때에는 언제라도 일어서지 않으면 안 된다"고 보도진에 말했다.


■구소련 위성국, 러시아와 나치스를 거듭해 비난


제2차 세계대전 전야, 당시의 체임벌린 영국 수상은 영토 확대를 추진하던 아돌프 히틀러 (Adolf Hitler)와의 갈림길 외교의 최전선에 서있었다. 그는 전쟁 회피를 목적으로 할 생각으로 1938년 뮌헨 회담(Munich Conference)으로 양보하여 체코슬로바키아의 전략적 중점 지역이었던 주데텐(Sudetenland) 지방의 나치스 독일에 의한 점령을 인정하는 조약에 조인했고 이 지방의 인구 대부분이 독일계 주민이었던 것이 정당화의 근거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 양보가 히틀러의 욕망을 채우지는 못했다. 독일 나치스는 1939년 폴란드를 침공해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에스토니아 등의 구소련 위성국에 있어서 그루지야 내의 친러시아 지역이었던 2개의 자치주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 지원은 1938년 일련의 흐름을 연상시킨다. 12일, 리투아니아의 발다스 아담쿠스 (Valdas Adamkus) 대통령은 "우리는 국제사회가 히틀러에게 양보한 뮌헨의 재현을 허락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루지야의 우호국인 발트 3국(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은 제2차 대전중, 동구를 분할하려고 한 소련과 나치스 독일의 교섭이 결렬한 후 소련에 점령되었고, 전시중인 1941-44년에는 나치스 독일에 점령되었으며 소련 적군(赤軍)의 진공에 의해 독일군이 추방 되자 다시 소련에 점령되었다.
     
발트 3국도 그루지야와 같이 구공산권이 붕괴되었던 1991년 독립했지만 현재도 러시아와 과거를 둘러싼 다툼이 있다. 이들 나라가 자주 나치스와 소련의 억압을 동일시 하는 한편 러시아측은 그러한 비판은 나치스 시대를 그리워 하는 행위로 적군은 해방자였다고 반론하는 패턴이다.

2004년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에 가맹한 발트 3국은 그루지야 문제로 서방의 동맹국에게 러시아에 대한 강경한 자세를 취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러시아, 그루지야로부터 독립하려는 지역과의 관계를 강화



지난주 발생한 그루지야군과 러시아군의 전투는 그루지야측이 1990년대에 자치주가 된 남오세티아 (South Ossetia)를 중앙정부의 통제하에 다시 두려고 진군시켰던 것에 비롯되었다.
 
하지만 러시아군은 그루지야군을 남오세티아, 같이 독립을 주장하는 지역인 압하지야(Abkhazia) 자치공화국으로부터 추방했다. 한편, 그루지야는 이들 2지역에 있어 반정부 세력과 그루지야군의 대립을 감시하기 위해 주둔하고 있던 러시아 평화 유지군이 중립을 유지하지 않는다며 오랜 세월 비난해왔다.

러시아측은 올해 들어 남오세티아 및 압하지야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었다. 이미 두 지방 주민의 러시아 국적을 인정하여 그루지야에의 공격에 대해서도 '자국민의 보호'를 근거로 할 수 있는 상태다. 

12일, 평화를 중개하고 있는 EU 의장국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Nicolas Sarkozy) 대통령은 그루지야령의 일체성은 존중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하면서도 러시아가 경계를 넘어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주민'을 방위하는 것은 '보통 일'이라고 발언했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는 발트 3국에는 받아 들여지지 않는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언질에 민감히 반응한 것은 국민의 약 3분의 1이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다. 에스토니아의 우르마스 파에트(Urmas Paet) 외상은 9일, "러시아계 주민 방위의 필요성에 의해 군사 침공이 정당화 된다면, 영토내에 러시아계 주민이 있는 모든 나라에 있어 우려해야 할 사태"라고 크게 염려했다.

이러한 염려는 구공산권 이외에도 퍼지고 있다.스웨덴의 칼 빌트(Carl Bildt) 외상도 9일, "단지 자국이 발행한 여권을 가지고 있는 개인이나 자국민이 있다 하여 타국의 영토에 군사 침공할 권리는 어떠한 나라에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한 외교 정책을 채용했기 때문에 유럽은 과거 전쟁에 빠졌던 것이다. 히틀러가 불과 반세기 정도 전에 중부 유럽을 광범위하게 공격, 약체화 시키기 위해서 이용한 것은 바야흐로 이 독트린 자체였다. 우리에게는 이것에 생각이 미칠만한 이유가 있다"